[아오모모/청핑/청도] 'Want you, Want me' 샘플
쿠로코의 농구/아오모모 2016. 1. 22. 19:51 |Want you, Want me
쿠로코의 농구 : 아오미네 다이키 X 모모이 사츠키 NL 19금 소설 샘플
표지 : THAUMAZO님
아오미네 다이키 X 모모이 사츠키
원작 즈음 배경, 고등학생, 안 사귀지만 19금
모모이가 아오미네 유혹하려다 이챠이챠! 약간의 욕설, 성적 장면 다수
컬러표지, 35페이지, A5 사이즈, 가격 3000원
1월 30일 '대운동회' 행사에서 부스 [J12]에 위탁 판매할 예정입니다.
통판, 수량조사는 예정에 없습니다.
기한이 촉박하기도 하고 이전 책의 수량조사에서 크게 실패해서 ㅠㅠ 그냥 소량 가져갈 예정입니다.
당일 신분증 검사 후 성인에게만 판매합니다. 반드시 신분증을 챙겨주세요.
“짠!”
소녀가 들뜬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제 손을 내밀어 보였다. 그러면 손에는, 그녀의 눈동자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심플한 디자인의 은반지가 곱게 끼워져 있다.
“와아!”
“세상에, 유미쨩! 짝사랑이 드디어 성공했구나!”
그러면 주변에 둥글게 원을 그리고 있던 다른 소녀들이, 반지를 보여준 소녀만큼이나 들뜨고 설렌 목소리로 탄성과 축하의 말을 내뱉었다. 높은 음조로 수다를 떠는 소녀들 덕분에 교실이 평소보다 더욱 활기찬 느낌이다.
그리고 뒤편에서, 그들을 멍하니 지켜보던 모모이는 저도 모르게 크게 한숨을 쉬었다.
“어머머, 사츠키. 무슨 고민 있어? 엄청 한숨 크게 쉬었어.”
옆에 앉은 친구가 그 커다란 한숨소리를 놓치지 않고, 걱정 반 호기심 반이 섞인 얼굴로 모모이에게 말을 걸었다. 친한 친구의 목소리에 모모이는 안타까운 표정도 숨기지 않고 힘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으응… 그냥 부러워서….”
“아, 유미 말이구나? 저번 주에 고백하고 커플링을 받은 모양이야. 정말 잘 됐지?”
“흐으윽….”
순진하게 웃으며 말하는 친구의 이야기에, 모모이가 더욱 괴로운 목소리를 내며 책상 위에 엎어졌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되고 싶어어….”
“어…. 아오미네군 얘기하는 거야? 그런 거라면 사츠키는 당장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사츠키가 고백하면 아오미네군은 오케이를….”
“아니야아아아!”
친구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까지 갸웃하며 내뱉는 말을, 모모이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부정했다. 모모이의 목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앞쪽에 앉은 같은 반 친구들이 움찔 놀라며 모모이 쪽을 바라볼 정도였다. 그러나 모모이는 그 시선조차도 알아채지 못하고, 최선을 다해 친구의 말을 정정하기 위해 손까지 흔들었다.
“절대 아니라니까! 다이… 아오미네군은 그냥 소꿉친구라고!”
“아, 응, 그래애….”
모모이의 격렬한 반응에, 일단 친구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모모이를 옆에서 꽤 오래 지켜본 짝의 입장에서는, 모모이의 소꿉친구이자 같은 농구부 소속인 아오미네가 모모이와 제법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옆에서 보자면 수상할 정도로 친밀한 두 사람인데, 모모이만이 늘 이렇게 격렬한 부정을 하는 것이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지만, 일단 모모이가 원하는 대로 친구도 이 문제는 넘기기로 했다. 친구가 잠잠해지자 모모이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목소리를 살짝 낮추어 다시 입을 연다.
“저기, 이건 내 친구의 이야기인데 말이야….”
“으응?”
“내 친구가…. 아주 오래 전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지금은 같은 학교가 아니지만…. 중학교 때는 같은 학교였던 친구야. 그래서 잘 알고 있고. 같은 학교는 아니어도 가끔은 꼭 만나거든?”
“으, 으응….”
“근데 말이야, 아무리 친구가 좋아한다고 열심히 열심히 어필을 해도 그 짝사랑 상대는 반응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나… 아니, 친구가 엄청 고민인 것 같아.”
모모이의 표정이 점점 더 가라앉는다. 그러면 친구도 함께 진지해져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모모이에게 묻는다.
“좋아한다고 얘기는 해봤어?”
“물론이야! 만날 때마다 좋아한다고. 정말 좋다고 얘기하는걸! 그치만 그 애는 그냥 웃기만 해….”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을 해보는 건 어때? 선물을 준다든가…. 아니면 은근하게 스킨십을 좀 해보든가….”
“발렌타인 데이도, 생일도 꼬박꼬박 챙기는걸. 그리고 그 애를 보면 늘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덥석 껴안아 버리는데.”
“사츠키가 껴안을 정도인데도 반응이 없는 남자라니, 어떤 의미로는 대단하네….”
이미 ‘아는 친구 이야기’라는, 뻔한 간접 화제는 두 사람에게서 잊힌 모양이었다. 괴로운 듯 한숨을 쉬는 모모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친구도 더욱 진지한 목소리로 고민한다.
“혹시 사츠키의 행동이 그 애한테는 너무 약했던 거 아닐까? 그러니까 손을 잡는 거나 포옹에는 익숙한 남자라든가….”
“그 애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모모이가 떠올리는 짝사랑의 상대는, 평소에는 존재감도 없고 말수도 적은 편이라 이성 친구와의 스킨십은커녕 동성 친구와의 대화도 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친구의 말에 모모이는 결국 고개를 흔들며 부정한다.
“여하튼 사츠키의 방법이 안 먹힌다는 거잖아. 혹시 그게 남자들한테는 어필이 안 되는 게 아닐까?”
“어? 그런가?”
“그 남자애한테 하는 것처럼 다른 남자들한테 해본 적 없지?”
짝사랑 상대를 향해서는 언제나 있는 힘껏 돌진, 애정을 잔뜩 담아 그의 팔에 매달리거나 그에게 다가가 안기는 행동을, 모모이는 다른 남자에게는 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나 열심히 사랑을 표현한 건 역시 그 애가 처음이고 그 애밖에는 없다. 그래서 모모이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럼 좀 더 과감한 방법을 해보는 건 어떨까? 왜, 드라마 같은 데에 보면은 여자가 막 남자 유혹하는 그런 거 있잖아.”
“어어?”
“혹시 그 애가 사츠키를 여자로서 인식하지 않는 걸 수도 있으니까….”
친구는 지나가는 말투로, 가볍게 한 말이었지만 모모이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 근처에 손을 올렸다. 덜컥, 심장이 걸려 멈추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질 정도로 그 말은 제법 충격이었다. 모모이를 그 애가 여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가능성은 아예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두 사람은 중학생 때 처음 만났고, 농구부 활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언제나 주변에는 같은 농구부의 남자 친구들도 많았고, 그 애와 둘이 보낸 시간보다는 중학교 농구부원들과 단체로 함께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여자 매니저이지만 모모이도 다른 남자 농구부원들처럼….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모모이는, 갑자기 두 손을 내밀어 친구의 손을 붙잡았다. 모모이의 적극적인 모습에 친구가 오히려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모모이를 바라보는 친구를 향해, 모모이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그런 걸까? 적극적으로 좀 어필할 필요가 있을까?”
“어… 뭐…. 그렇지 않을까?”
“그치만 그것도 안 먹히면 어떡하지? 테… 그 애는 혹시 그런 걸 싫어하면 어떡해?”
그러나 모모이로서는, 그런 적극적인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거나 어색할까봐 걱정이기도 했다.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 모모이가, 게다가 어릴 때부터 농구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또래들보다 여성력 같은 분야에 취약한 모모이가 적극적으로 남자에게 어필한다는 것을, 모모이 자신은 제대로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어… 그럼 연습을 해보던가?”
그리고 거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며, 간절하게 물어보는 모모이의 모습에 당황한 친구에게서 얼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ℋ
- 딩동
현관문 너머에서 익숙한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모모이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긴장으로 뻣뻣해진 목이 자꾸 마르는 느낌이라 한 번 크게 꿀꺽 침을 삼킨다.
“조, 좋아.”
모모이는 자신에게 혼잣말을 하며 드디어 성큼성큼 발을 움직였다. 보폭이 커지는 것은 사실 당당함보다는 오히려 긴장으로 삐걱대는 움직임이었다. 그래도 모모이는 어쨌든 현관 앞에 서서, 잠긴 현관문을 여는 것까지 성공했다.
문을 열면, 거기에는 시야를 거의 가리는 커다란 몸집의 남자가 서 있다.
“왜 이렇게 늦게 여냐.”
“…미안.”
익숙한 새까만 피부에, 근육이 탄탄히 잡힌 팔이 훤히 드러난 민소매 셔츠를 입은 남자는 모모이에게 익숙한 소꿉친구였다.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불만을 내뱉으며 아오미네는 거리낌 없이 집 안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왔다. 현관문을 잠그고 모모이도 얼른 그의 뒤를 따라 거실로 들어오면, 아오미네는 벌써 소파에 제 집인 것 마냥 편하게 앉았다.
“바, 밖에 덥지? 뭐 음료수라도 줄까?”
“어? 응, 뭐….”
모모이의 말에 아오미네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충 대답했다. 그래도 그의 대답에 모모이는 쪼르르 부엌으로 달려간다. 컵에 얼음을 담고, 준비한 탄산음료를 따르고, 모모이는 다시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했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화이팅, 나지막하게 입술만 움직여 속삭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다이쨩, 음료수.”
아오미네가 앉은 소파 바로 옆에 서서, 탁자에 조심스럽게 컵을 내려놓는다. 일부러 천천히 허리를 숙이면, 아오미네의 시야 앞으로 모모이의 분홍빛 머리카락이 흐르듯 떨어진다. 모모이는 다시 몸을 일으키면서 아오미네의 시선이 자신을 훑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슬쩍 시선을 돌리면, 아오미네가 분명히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모모이는 알 수 있었다. 모모이는 조금 기대하는 표정으로 아오미네의 시선을 마주했다. 앞에 똑바로 서면 아오미네는 더욱 확실히 모모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지금 모모이는 집에서의 편안한 차림이긴 했지만, 아무리 어릴 때부터 알아온 아오미네라 하더라도 이런 차림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어깨와 쇄골이 훤히 드러나는 끈으로 된 민소매 셔츠는 거의 이너웨어 용도로만 입던 것이고, 허벅지를 훤히 드러내는 짧은 숏 팬츠도 그의 앞에서는 입은 적이 없었다.
덕분에 모모이의 새하얀 팔이며 다리가 그대로 훤히 드러났고, 허리를 숙이면 아마 탱탱한 가슴골도 아래로 쳐지며 보이게 될 것이다.
거의 헐벗은 옷차림도, 그러나 모모이는 괜찮다고 자부했다. 태어날 때부터 알아온 아오미네는 모모이에게 가족 같은 사람이었고, 아오미네 역시 늘 모모이를 형제처럼 대해 왔었다. 여자라기보다는, 동생 혹은 누나 같은 느낌. 모모이 역시 아오미네를 오빠 혹은 동생처럼 생각해 왔었다. 그러니까 조금 선정적인 옷차림이래도 어차피 모모이에게 관심도 없는 아오미네에게는 아무 거리낌 없을 것이라고 모모이는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렇대도 아오미네가 조금이라도 모모이에게 수줍어하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 인터넷에서 열심히 공부해 둔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제대로 사용한 것이 분명할 거라고, 모모이는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모모이는 아오미네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갔다. 그러면 아오미네가 모모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슬쩍 시선을 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모이가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휙 손을 내밀어 탁자에 놓인 컵을 들어올렸다.
“사츠키가 웬일이냐. 눈치도 생기고.”
능글맞게 놀리는 목소리가 평소와 다름이 없다. 모모이가 가져다준 음료수를 그대로 한 번에 마셔버리고, 아오미네는 컵을 내려놓은 손을 움직여 리모컨을 찾았다. 픽, 하고 전원이 들어오는 소리에 뒤이어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꺄르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텔레비전에서는 개그맨들의 토크쇼 비슷한 것을 하는 모양인지, 연신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몇 번 아오미네도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그의 시선은 텔레비전에만 꽂혀 있다. 그러니까 모모이와는 평소 그대로일 뿐. 모모이는 약간 울컥하는 심정으로 아오미네의 옆에 앉았다.
그래도 역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모모이의 머리는 빠르게 다음 작전을 떠올렸다.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한 번에 포기할 수는 없다고, 모모이는 마음속으로 새기며 다시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다, 다이쨩, 요즘 기초 훈련 안 빠지고 잘 하고 있어?”
“하? 뭐야, 쉬는 날에도 잔소리냐?”
“자, 잔소리라니…!”
그러나 아오미네에게서는 여전히 평소와 다름없는 퉁명스러운 반응이 나왔고, 거기에 저도 모르게 모모이도 발끈할 뻔 했다. 그러나 겨우, 마음을 다잡고 모모이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중얼거린다. 남자는, 칭찬을, 좋아한다잖아.
“요즘… 들어, 몸이… 더 좋아진 것 같아서.”
처음 말을 꺼내는 건 힘들었지만, 눈 딱 감고 말하니 결국 문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스스로도 어색해서 하마터면 꺅 하고 비명을 지를 뻔 했다. 그 정도로, 아오미네에게 기분 좋게 칭찬을 해준 적이 거의 없던 모모이였다.
그리고 아오미네 역시, 모모이의 칭찬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일그러진 얼굴로 모모이를 바라본다. 아오미네의 경악스러운 표정을 보자 모모이는 용기가 쑥 저 밑으로 꺼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역시 이왕 저지른 것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이쨩은…. 그래도 몸 관리 잘 하고, 농구 요즘 열심히 하니까… 멋, 멋진 것 같아. 근육도 이렇게 멋…지고.”
모모이는 수치심으로 목소리 끝이 갈라지려는 걸 겨우겨우 힘주어 참아냈다.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사실을 말하는 건 아니라고, 모모이는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외쳤다. 사실 농구로 다져진 아오미네의 몸은 누구보다도 멋지고, 잘 잡힌 근육은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는 아오미네를, 자랑스러워하는 모모이였으니까. 다만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역시 처음인지라 모모이도 쑥스럽고 어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뭐래, 이 못난이가….”
아오미네의 목소리는 딱딱했지만, 분명히 표정은 아까보다 풀어져 있었다. 미묘하게 눈꼬리가 내려간 것을 모모이는 분명히 발견할 수 있었다. 적어도 자신을 피하지는 않는 반응에 모모이는 조금 용기를 되찾았다.
“응, 진짜야. 나 다이쨩의 몸… 멋있다고 생각해. 엄청, 좋아해.”
“…그러냐.”
아오미네는 여전히 평소처럼, 무미건조한 대답만 가볍게 던진다. 어쨌건 거부가 아닌 것이 모모이로서는 꽤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대담하게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아오미네의 팔을 쓰다듬었다.
“그… 다이쨩, 만져 봐도 돼?”
두 사람이 친숙하다는 것은, 그러니까 스킨십도 포함된 일이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나 되었으니까 많이 서먹해지고 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에는 손도 자주 잡았고 함께 붙어 다닌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서로 팔이 부딪치거나, 어깨가 닿는다거나, 가끔은 손도 마주 잡는 정도의 스킨십은 지금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이였다.
그러니까 팔을 쓰다듬거나, 피부를 만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어색하지 않을 사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말을 꺼내는 모모이도 조심스러웠고, 아오미네 역시 펄쩍 뛸 기세로 금방 불만스럽게 인상을 찌푸렸다.
“하아? 뭐야. 갑자기.”
“안 돼?”
아무리 아오미네라도, 모모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면 단박에 거절할 만큼 매정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국 휙 고개를 돌리며 더욱 낮아진 목소리로 한숨과 섞어서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마음대로 해라.”
“!”
아오미네에게서 허락의 말이 나오자 오히려 모모이 역시 당황한 것처럼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나 시선을 돌린 아오미네에게, 모모이의 동요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모모이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 긴장되는 가슴을 진정시킨 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후, 하고 심호흡을 크게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아오미네의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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